기업에서는 사용자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큰 뜻을 품지만, 사용자에 대한 이해보다는 상사의 말 한마디의 영향력이 클 때가 많다. 그것을 타파하고자 스터디도 나가고 책도 읽고 이론적인 내용을 전달하려 노력했다. 이론적인 내용에는 호응하였으나 실무반영에서는 이익이 우선이었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첨예한 대립과 각자 부서 간의 편의만을 위한 기싸움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사용자 친화성에 대해 뿌리 깊게 이해하고, 기업의 비즈니스도 앞으로 사업 목표와 방향에 맞춰서 가운데 중재자 역할이 있어야 한다. 사용자에게 어떻게 이해시키고 꾸준히 이용할 수 있게 만들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내가 일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각적인 부분을 넘어서 사람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싶다.
사람을 행동하게 만들고, 오랫동안 반복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을까? <유저 프렌들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자리 잡기 시작한 사용자 친화성에 활용된 인지심리학과 행동 경제학을 알려주고 있다. 중요했던 5가지를 이해하고 UIUX에 접목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려 한다.
1. 피드백
2. 멘탈모델
3. 은유
4. 포그의 행동모델
5. 스키너상자
1. 피드백
피드백 (feedback)
1. 입력과 출력을 갖춘 시스템에서 출력에 의하여 입력을 변화시키는 일. 증폭기나 자동 제어 따위의 전기 회로에 많이 사용한다.
2. 학습자의 학습 행동에 대하여 교사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일.
3. 진행된 행동이나 반응의 결과를 본인에게 알려 주는 일.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피드백은 진행된 행동이나 반응의 결과를 본인에게 알려주는 일을 말한다. 내가 행동하려고 예측한 것과 앞에 놓인 상황을 정보라고 한다.
내가 살 물건이 있고, 화면에 상품들이 나열된 상황을 정보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버튼에 주문하기, 장바구니 담기가 적혀있다. 버튼을 누르면 주문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버튼을 클릭한다. 이때 버튼을 누른 것에 대한 결과로 화면 전환이 되면서 주문서가 나온다. 주문서에 맞춰 주소를 입력하고, 결제하는 등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정보를 이해하고, 예측한 대로 반응의 결과가 나타나면 사람은 믿음을 얻어 다음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피드백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노먼의 전공 분야인 인지심리학은 원래 버튼의 느낌이나 제어판에 관한 학문이 아니라(물론 자세히 보면 버튼과 제어판도 많지만), 인간이 주변 환경의 작동 원리에 기대하는 모습, 그 원리를 학습하는 방법과 이해하는 방법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p.37
2. 멘탈모델
멘탈 모델이란 우리가 어떤 시스템에 관해, 특히 그 시스템의 작동 방식에 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를 가리킨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 쌓은 지식을 새로운 대상과 인터랙션 할 때 사용한다.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p.25
기대에 따라 피드백을 받고 행동하게 된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 머릿속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는 하나의 멘탈모델이 된다. 디자이너에게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알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경쟁사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의 멘탈 모델을 적용해서 새 제품을 출시하면,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도 당황하지 않고 멘탈 모델을 이용해 제품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처음이라도 낯설지 않고, 다른 제품보다 유익하다면 사람들은 새 제품에 금방 적응하며 많이 사용하게 된다.
사용자의 행동양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내가 의도한 디자인과 사용자가 판단해서 예측한 것이 동일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디자이너 개인의 멘탈 모델이 디자인에 반영되기보다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 파악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대상이 잘 작동해 다음 동작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마음속에 멘탈모델mental model(대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우리가 갖는 직관. ‘정신 모형’이라고도 한다-옮긴이)을 형성한다. -p.43
3. 은유
새로운 제품이 나와 아직 사용자들에게 멘탈 모델이 형성되기 전이라면 어떻게 사용자를 학습시킬 수 있을까?? 이때 필요한 것이 은유다. 책에서 나온 예를 이야기해 본다면 자율주행자동차 이야기를 뺴 놓을 수 없다.
아우디에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브라이언 래스롭은 사람이 주행할 때와 자율주행되고 있을 때 어떻게 사람이 구분하고 인지할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자율주행이 되고 있는 중이라도 사람이 운전하고자 할 때 이 전환되는 상황을 어떻게 작동시킬지 고민하다 발견한 방법이 승마다. 말의 고삐를 잡고 당기면 말은 멈추고, 움직이면 말은 달린다. 이런 조작 방법을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것이다. 사람이 운전대를 잡으면 직접 운전하는 것이고, 손을 놓으면 자율주행버전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작동시켰다. 이런 은유로 새로운 운전 방식이 탄생하게 됐다.
사용 설명서보다 더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 은유를 통해 사람은 추측을 할 수 있다. 추측에 맞게 작동된다면 사람들은 금방 배우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예로는 포드사에서 나온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있다. 처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이브리드는 브레이크를 밟으면 속도도 느려지게 하지만 기어가 운전하는 차축의 운동에너지를 변환해 차량 배터리 충전한다. 이를 잘못 이해한 운전자들은 오히려 속도를 내며 다녔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계기판 디지털 화면으로 나뭇잎으로 보여주었다. 속도를 줄이면 나뭇잎이 풍성해지고, 속도를 내면 나뭇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이다.
다른 설명 없이 이런 은유로 빠른 이해를 도왔으며 행동하게 했다. 은유는 기존의 멘탈 모델을 불러와 빠르게 학습시키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
좋은 코치는 꾸짖지 않는다. 역량을 키우는 일은 결국 선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좋은 코치는 선수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알고 있으며, 그걸 해내기 위해 더도 덜도 말고 딱 필요한 만큼만 정보를 제공한다. 도와주되 소리 지르지 않고, 행동을 취할 최소한의 정보만 준다는 원칙이다. -p.173
4. 포그의 행동 모델
스탠퍼드 교수 B.J. 포그 B.J.Fogg가 연구하며 밝혀낸 포그 행동 모델. 이것은 사용자를 어떻게 행동하게 만들 것인가? 에 대한 답이다.
포그 교수 밑에 있던 제자들이 이 행동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앱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우버 등 빅테크 기업에 활용되어 큰 이익을 손에 넣게 만들었다.
포그의 모형
우리는 즐거움과 고통, 희망과 두려움, 소속감과 소외감 같은 동기를 주변 환경의 조건을 계기로 해서 행동에 옮기며 새로운 습관을 형성한다. 사용자에게 행위를 유도하려면, 그저 적시에 계기를 보내고 사용자가 최대한 쉽게 반응할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그렇다면 이 행위에 가장 좋은 보상은 무엇일까? 물론 도파민 중추를 자극하는 불확실한 보상이다. -p.332
포그의 행동 모델의 기본 요소는 동기 Motivation, 계기 Trigger, 능력 Ability 3가지로 이뤄진다.
높은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쉽게 시도할 수 있도록 만들면 즉각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B = M + A + P
예로 든다면, 즐거움을 느끼고 싶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나 게임을 선택한다. 게임의 특징은 여러 미션을 주며 수행해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미션을 수행하면 레벨이 올라가고 레벨이 올라가면 무기 획득이나 파워세기가 올라가 더 강한 무기와 최종 목표를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쉬운 난이도로 시작해 낮은 행동 장벽을 만든다. 그리고 미션을 수행해야 보상을 주니 행동 촉진 계기가 된다.
미션을 수행하면 성취감도 얻고, 재미도 얻게 된다. 낮은 장벽에 쉽게 시도하고, 보상을 받으면서 활기를 얻는다. 이 3가지 요소가 충족이 되면 멘탈 모델이 형성되어 익숙하고 편하게 된다. 자주 찾게 되고 오랜 시간 게임 속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콘텐츠 소비도 이렇게 이뤄지고 있다.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대한 호기심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 영상으로 쉽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글도 짧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내가 올린 사진과 영상에 '좋아요'가 피드백으로 돌아오니 촉진제가 되어 계속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책에서 나온 예로, 우버는 행동 경제학 이론을 접목해 앱의 접속을 끊으려는 운전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딱 10달러만 더 벌면 순익 330달러를 달성할 텐데, 정말 접속을 끊으시겠어요?”
10달러라는 쉬운 행동 장벽을 제시하고, 얻을 수 있는 총수익을 알려주며 계속해야 할 계기를 마련해 준다. 화장실 가는 것도 포기하고 다음 손님을 맞이하는 운전자가 생기는 이유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원하는 운전자는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요소들이지만, 수익을 내야만 하는 기업들과 만나니 심리적으로 자극해 강한 중독성으로 못 벗어나게 만들어버렸다. 사람에게는 안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안 좋은 점도 함께 알 필요가 있다.
포그식 소비자 행동 모델(Fogg’s Behavior Model)
「모티베이션」 「행동 장벽/실행 능력」 「트리거」의 3 요소가 갖추어지면 소비자는 행동한다고 하는 이론
medium.com
5. 스키너상자
스키너상자는 B.F. 스키너가 고안한 자발 학습 실험 장치를 말한다. 상자 안에 쥐, 비둘기, 원숭이를 넣어 실험을 했다. 상자 내부에 설치된 레버를 누르면 먹이가 자동으로 나오도록 했다. 레버를 누르는 행동에 대한 보수를 얻는 것이 강화되어 동물은 학습하게 된다.
레버가 누를 때, 자동으로 규칙적으로 먹이가 나오는 것과 불규칙적(무작위)으로 먹이가 나오는 것 중 불규칙적일 때, 더 흥분하며 레버를 조작했다. 불규칙성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고 중독성을 불러일으켰다.
슬롯머신의 손잡이가 언젠가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사람을 묶어놓았다. 스마트폰의 앱 화면을 아래로 끌면 새로운 콘텐츠로 세팅되는 새로고침이 흥미를 자극해 무한 반복하게 만들어버렸다.
사람들을 자극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순간, 피아노를 연주하듯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 IT 기업들은 흔히 ‘우리는 그저 사용자들이 보려는 영상을 보기 쉽게 해 줄 뿐이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업 이익 외에는 안중에도 없다. 이들 기업 탓만은 아니다. ‘사용 시간’을 늘려야 경쟁에서 이기기 때문이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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